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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제도와 법률

추석 차례상 표준차림

by 마니팜 2022.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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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대명절이라는 추석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힌남노 태풍 소식과 여전한 코로나 19 유행으로 어수선하고 폭등하는 물가와 경기부진으로 서민의 삶이 어려운 가운데에도 명절을 준비하는 마음은 예전과 다름없는 듯합니다. 

 

명절만 다가오면 늘 논란이 되는 것이 집안 여성들의 고생스런 명절준비입니다. 많이 나아졌다고는 해도 아직 명절의 갖가지 음식준비는 여자들이 담당한다는 인식이 많습니다. 그래서 즐거워야 할 명절이 차라리 없었으면 하고 바라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관혼상제 등 우리 의식과 생활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유교사상의 중심이면서 전통의례와 유교윤리의 보급과 확산 등 활동을 하는 성균관이 이번에 처음으로 추석 차례상 표준차림을 발표하였습니다.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2090512250001195

 

성균관 "차례상 음식 9개로 충분... 위치는 가족끼리 결정"

표준화 방안 발표

www.hankookilbo.com

표준안에 의하면 차례상에는 보통 9가지 정도의 음식만 올리면 됩니다. 기본적으로 송편, 나물, 구이, 김치, 과일, 술을 쓰는데 형편에 따라 육류, 생선, 떡 등 가짓수를 추가할 수도 있습니다. 

 

기름에 튀기는 전은 오히려 예에 맞지 않다고 하며 올리지 않는 것을 권장합니다. 형편이 어려우면 사과, 배, 감, 송편 등 3~4가지 음식만으로 상을 차려도 괜찮다고 하며 술대신 청수(물)나 커피를 쓰는 것도 괜찮고 과자, 토마토 등 평소 고인이 좋아하던 음식을 쓰는 것도 무방하다고 하였습니다. 홍동백서(紅東白西 : 제사때 신위를 중심으로 붉은 과실은 동쪽, 흰 과실은 서쪽에 놓는 방식), 조율이시(棗栗梨柿 : 대추,밤,배,감을 기본으로 쓰는 제사 차림)도 예법을 다루는 책에는 없다고 하니 결국 관습일 뿐이라고 생각됩니다. 

 

 

형식이나 모양새, 체면치레에 너무 빠질 것이 아니라 조상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정성껏 차리면 되는 것이 추석 차례상입니다. 평소 좋아하지도 않던 음식을 남이 하니까 따라 하거나 이 정도는 해야 체면이 서고 정성이 보이지 않나 하는 생각으로 하는 것은 유교가 지향하는 진정한 효와도 거리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제 부산에서는 추석음식을 만드는 문제로 다투다 남편에게 흉기를 휘두른 60대 여성이 경찰에 입건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오죽 힘들고 번거로웠으면 감정이 격해 끔찍한 일까지 벌였을까 하는 마음도 듭니다. 

 

진정한 유교의 가르침과 효는 허례와 허식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진솔한 마음과 정성에 있을 것입니다. 성균관의 표준차림 역시 일종의 예시일 뿐이니 전을 부치든 케이크와 햄버거를 올리든 조상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편하고 정성스럽게 지내는 차례가 바람직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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