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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가는 고독사와 무연사. 각별한 대책이 필요하다

by 마니팜 2013.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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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부산에서 50대 남성의 시신이 뼈만 남은 백골로 발견되었습니다. 놀라운 것은 이 사람의 죽음은 최근의 일이 아니라 무려 6년전이었다는 것입니다.

 

어머니가 죽은 뒤 혼자서 막노동을 하며 철저히 고립된 삶을 살았다고 하는 그의 냉기서린 방에 걸려있는 달력은 그동안의 시간 흐름이 멎은 듯 2006년 11월 가르키고 있었다고 합니다.

 

 

고독사(孤獨死) 또는 무연사(無緣死)

 

1980년대부터 일본에서 유행어로 등장하기 시작한 고독사(고도쿠시)는 인구의 고령화와 경기침체, 독신가구의 증가와 가정의 해체 등 영향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낯선 현상이 아닙니다. 무연고 독거노인이 아무도 모르게 죽은 것을 며칠이나 지난 뒤에 이웃에서 우연히 발견했다는 소식이 심심찮게 전해지는 요즈음입니다.

 

이러한 고독사는 지역적으로는 농촌보다 도시지역이 많이 발생합니다. 아직도 정이 남아 있는 시골에서는 이웃간에 오고가는 교류가 잦지만 옆집간에도 서로 얼굴을 모를 정도로 이웃간 교류가 뜸한 도시지역에서는 옆집에서 누가 사는지 또 인적이 끊어져도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는 때문인 듯 합니다

 

 

일본에서는 이러한 고독사로 죽음을 맞는 사람이 연간 3만명에 달할 정도로 흔하다 보니 홀로 죽어간 사람의 유품을 정리해 주는 유품정리업이 신종사업으로 성황을 이루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도 최근 일본 유품정리업체 키퍼스(Keepers)의 한국대리점 키퍼스코리아 설립되어 '천국으로의 이사를 도와드린다' 슬로건을 내걸고 사업에 착수했다고 하니 아마도 고독사의 증가 예상한 듯 합니다

 

 

왜 고독사인가?

 

고독사는 인정이 메마르고 삭막해진 현대사회 적나라하게 반영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노령화 가정해체 독거노인이 증가하면서 늘어난 노인들의 고독사가 일상적일 만큼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2년 현재 전국적으로 65세이상 독거노인 숫자가 전체 노인인구의 20%에 달하는 119만명에 이르러 앞으로도 외로운 죽음을 맞는 노인들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으로는 노인 고독사외에도 실직과 이혼, 질병과 빈곤 등으로 혼자 사는 1인가구가 늘어나면서 젊은 층의 고독사도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은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와 같이 직장을 구하는데 실패하고 시대의 흐름과 사회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채 혼자 사는 이런 젊은 층은 음주와 마약, 게임중독 등에 빠지고 중병에 시달리면서 쓸쓸한 죽음을 맞이할 가능성이 크다고 하겠습니다. 자칫 자포자기한 심정에서 자살과 범죄의 유혹 빠지기 쉬운 것도 이러한 부류입니다.

 

 

가족이 없거나 가족이 있어도 빈곤하기 때문에 서로 왕래를 끊고 살아가는 외로운 사람들은 외로움과 소외감, 세상에 대한 두려움과 원망, 자책감 등으로 인해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욱 자기만의 어두운 동굴속으로 몸을 숨기게 됩니다. 고독사로 생을 마감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죽기 상당기간 전부터 이웃과도 전혀 왕래를 하지 않고 살았다는 사실은 이를 입증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이웃, 가족, 친지와의 유대관계와 인연이 끊어져 버린 사회를 무연사회(無緣社會)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앞으로 우리 사회도 점차 무연사회가 되어 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습니다.

 

고독사의 심각성

 

고독사가 전통적인 가정의 해체로 인해 생기는 현상으로 평가한다면 그 평가의 연장선상에서 고독사의 증가는 함께 더불어 사는 지역사회의 해체 불러 올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고독사가 증가할 수록 사회 구성원간에는 서로에 대한 믿음이나 유대감과 소속감도 점차 상실될 것입니다. 

 

믿을 사람 하나 없고 기댈 곳도 없으며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도, 자신에게 말을 걸어줄 사람도 없는 사회는 이미 사회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복지사회니 정의사회니 하고 새 대통령 당선자도 국민행복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는다고 하지만 사회 구성원들이 모래알처럼 흩어지는 상황에서 복지와 정의, 행복사회가 제대로 이뤄질 리가 없습니다.

 

무인도에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모여서, 어울려서 이웃과 마을과 도시와 나라를 이루고 함께 살아야 한다면 증가하는 고독사, 무연사를 이대로 방치하는 사회는 결코 행복사회라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고독사의 두려움은 종종 자살을 부르기도 합니다. 고독사의 두려움이 아니라 사실은 고독생(苦獨生)의 두려움입니다. 혼자서 병마와 빈곤에 시달리면 힘겹게 버텨나가는 삶에서 희망을 더이상 기대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질긴 삶의 끈을 놓아 버리려는 유혹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입니다

 

우리나라 노인들의 높은 자살율 역시 이러한 이유에서 비롯된 것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고독사를 막으려는 노력

 

우리나라에서도 몇년전부터 고독사의 심각성을 이해하고 몇가지 대책을 세워 시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독거노인 돌보미사업이라거나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고독사제로 프로젝트 등이 그것입니다.

 

독거노인 돌보미를 통한 정기적인 방문과 U-안심폰, U-케어시스템 등을 활용한 주기적 체크 등 노력을 하고 있으나 고독사 위험군의 규모에 비해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고 상황을 확인하는 정도에 불과하여 실질적인 성과는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형편으로 보입니다.

 

정부가 추정하는 바로는 연간 약 500~1000여명이 고독사, 무연고사로 세상을 떠난다고 합니다. 제대로 통계를 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제 고독사는 훨씬 많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고독사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할까

 

고독사를 줄이려면 고독생을 없애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누군가와 함께 있다는 느낌, 살아 있다는 것에 기쁨과 안도를 느끼고 이웃과 어울리려는 마음을 갖게 하는 것이 우리 사회와 홀로 사는 사람들에게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그래서 신변이 이상없는지 확인하고 최소한의 생계와 질병치료를 돕는 돌보미 사업도 필요하고 사회안전망을 촘촘하게 확충하는 것도 시급하지만 홀로 사는 사람들을 지역이나 역활을 중심으로 하는 커뮤니티로 끌어 들여 보듬도록 하는 방안이 별도로 강구되어야 할 것입니다.

 

<사진출처 : 하단 링크 서울신문기사>

 

그런 점에서 충남의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도입한 '독거노인 공동생활제'사업은 앞으로 확대 발전시켜야 할 좋은 모델이라고 생각됩니다. 지자체의 주도와 지원하에 홀로된 노인들끼리 모여서 서로 부조하며 벗하도록 하기 때문에 잘만 운용된다면 커다란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향후 도시지역에서도 이러한 제도를 도입하고 요즘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보육수요와 연결하여 노인들이 직접 어린이집을 운영하거나 어린이 보육을 돕는 일을 찾아주게 되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인연으로 만난 세상 무연(無緣)속에 떠나는 고독사

 

불교에서는 세상에 태어나는 것 자체가 인연으로 인한 것이라고 봅니다. 삶과 죽음, 삼라만상, 육도삼계의 모든 것이 인연아닌 것이 없으니 이것이 바로 부처님이 가르치신 진리인 연기법(緣起法)입니다.

 

태어날 때 어느 누구도 하늘에서 혼자 떨어져 태어나지 않습니다. 축복속에 삶을 받았으므로 죽음도 축복과 사랑을 받으며 떠나가는 것이 모든 이의 행복이 아닐까 합니다. 따라서 아무도 지켜보지 않는 가운데 혼자서 쓸쓸히 세상을 원망하며 떠나는 고독사가 제발 앞으로는 줄어들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관련기사 링크>

백골이 된 고독사… 가족과 연락 끊고 혼자 살던 50대 남성 6년 만에 발견

‘고독사’ ‘무연사’, 외로운 죽음이 늘어난다

더는 외롭지 않아, 더 살고 싶어졌지… 할머니 넷, 깨소금 동거중

일본도 고독사 심각...'2011년 2만6천여 건'(YTN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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