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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 싶다 익산경찰서 누명쓴 소년범 사건에 대한 생각

by 마니팜 2013.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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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 " - 979소년범과 약촌 오거리의 진실 편이 방송된 후 익산경찰서를 성토하는 네티즌 들의 비난이 빗발치고 있습니다

13년전에 택시기사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붙잡혔던 열다섯살 소년은 이제 10년의 수감생활을 마친 후 당시 강압과 고문으로 자백을 강요당한 억울함을 풀기 위해 재심을 청구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살면서 억울한 일을 한 번도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자랄 때 친구사이에서 사소한 오해로 미움을 받거나 자신이 저지르지 않은 잘못때문에 부모님께 야단 맞는 경우도 자주 생기게 됩니다


이렇게 억울한 일을 당하고 아무리 상황에 대해 잘 설명하고 자신이 무관하다는 사실을 하소연해도 변명으로 치부되고 믿지를 않을 때에는 정말 시쳇말로 "미치겠다" 는 소리가 절로 나오게 됩니다


억울한 사정을 들어 주지 않는 사람이 원망스럽고 잘못을 저지른 진범(?)이 죽이고 싶도록 미워지기도 합니다. 하늘도 무심한 것 같고 억울한 누명을 쓴 자신이 바보같아 스스로를 자책하게 되고  자신에게 화를 내게 됩니다. 마침내는 남을 원망하기 보다는 자신이 정말 잘못했다는 생각마저도 갖게 됩니다


분노와 저주의 불길이 마음속에 활활 타오르고 억울함때문에 맺힌 원한과 분노가 명치에 꽉 맺혀서 가슴이 답답하고 흥분으로 가슴과 손이 덜덜 떨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억울함은 그냥 새기고 넘어가게 됩니다. 팔자려니 운수소관이려니 하면서 체념하게 되고 다음부터 조심해야지 하는 생각으로 넘어갈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 익산경찰서 사건같은 경우는 만일 보도된 대로 무고한 목격자를 강압적인 수사를 통해 위협하여 억울한 죄인을 만들고 10년이나 형을 살게 하였다면 이는 한 사람의 인생을 망쳐버린 용서받지 못할 범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열 명의 진범인을 놓치더라도 한 명의 무고한 피해자를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형사법의 대원칙이고 수사관 등 사법기관이 지켜야할 기본지침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열 사람의 진범을 못잡아도 괜찮다는 것이 아니라 인권의 보호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한 사람이 희생되더라도 열 명의 범인을 잡는 것이 전체를 위해 더 이익이지 않느냐 하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더러 없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실리와 효율성을 앞세운 야만에 지나지 않습니다.

 

만약 그러한 사고방식이라면 절차나 인권보호는 아무래도 상관없으니 범인만 잡으면 된다는 수사편의주의로 인해 국민의 권리와 자유는 심각하게 침해받을 것입니다. 과거 대부분의 독재정권이 행정편의와 국가와 국민 다수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죄없는 사람들의 희생을 강요해 왔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합니다. 

 

우리나라에 민주적 사법절차가 도입된지가 벌써 수십년이 지났는데도 아직 수사의 일선에서 일부 지각없는 수사관들에 의해 힘없고 돈없는 서민들의 권리가 속절없이 침해받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서글퍼집니다.

 

 

 

보도에 의하면 재심을 청구하더라도 과거의 재판이 번복되어 무죄로 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합니다. 아무리 본인이 강압에 의한 강요된 자백이었다고 주장하더라도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사람들이 강압수사를 부인하고 본인의 임의자백이었다고 진술한다면 우리 형사사법체계의 증거주의의 원칙상 또 다른 새로운 증거가 없는 한 기존의 재판을 뒤집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사람들이 강압에 의한 무리한 수사였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이는 재심을 받아들일 수 있는 유력한 새로운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당시의 상황은 아마 수사를 담당했던 사람들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만일 이같은 억울한 사정이 사실이라면  강압에 의해 열다섯살 소년에게 살인의 누명을 씌운 사람들은 지금이라도 수사당시의 상황을 솔직히 밝히고 잘못을 고백하여 용서를 구하는 것이 인간의 도리라고 할 것입니다. 

 

 

영화 쇼생크탈출에서 아내와 아내의 정부를 죽인 살인범으로 누명을 쓴 앤디 듀플레인은 종신형을 받고 지옥같은 쇼생크교도소에 갇혀 온갖 참혹한 고통을 겪습니다. 하지만 20년의 긴 수형생활속에서도 자유로운 삶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치지 않은 그는 마침내 천신만고끝에 탈옥에 성공하여 자유를 찾아 태평양으로 떠납니다.

 

10년의 수형생활을 마치고 사회에 복귀한 최모씨도 그간 있었던 일에 대한 분노와 억울함이 하늘을 찌르겠지만 앞으로 남은 생애는 그동안 빼앗긴 시간을 만회하고도 남을 만큼 가치있는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기회로 만들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어제 익산경찰서는 당시사건을 엄정하게 재조사하여 한 점 의혹이 없도록 밝히겠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기대를 가지고 지켜 봐야겠습니다.

 

<관련기사 링크>

‘그것이 알고싶다’, 10년 전 살인사건 재조명… 진실은?(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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