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슈사건관심사

필리핀판 류시스트라테-성파업/잠자리거부운동

by 마니팜 2011. 9. 17.
반응형
필리핀 민다나오 섬의 한 촌락에서 폭력이 난무하는 것을 참다 못한 부인들이 남편들에게 '섹스파업'을 선언하여 마을의 평화를 가져왔다는 뉴스가 전해 졌습니다. 기발하다는 생각과 함께 예전에 보았던 희랍 희곡 '류시스트라테'가 생각났습니다

류시스트라테는 희극작가 아리스토파네스가 쓴 희극 작품입니다. 
도시국가 그리스의 여인들이 류시스트라테의 선동에 따라 남편들에게 성 파업을 선언합니다. 성 파업을 통해 늘상 전쟁과 정복만을 일삼는 남자들을 반성토록 하려는 의도입니다.


일부 여자들은 성 파업을 하는데 대해 불평을 하고 전쟁자금이 숨겨진 아크로폴리스에서 점거 농성을 벌이던 중 도망을 가다가 들키고서는 얼토당토않은 변명을 늘어놓는 등 극은 갖가지 에피소드를 이어갑니다.

결국에는 여자들의 성 파업에 굴복한 남자들이 평화조약을 체결하지만 이 희곡은 전쟁과 성이라는 남성적 욕망의 대표적 상징을 역설적으로 대비함으로써 평화에 대한 간절한 바람을 희극적으로 표현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극작가 김광림씨에 의해 '여성반란'이란 제목으로 남북한의 대치상황을 배경으로 번안, 개작되어 공연되었습니다



'여성반란'에서는 이희수여사의 주도하에 남과 북의 여성들이 남성들에게 잠자리를 거부함으로써 지긋지긋한 전쟁을 끝내고 평화를 가져오는데 성공합니다

전쟁대신 사랑을!
Stop the War, Start to Love!


전쟁이 생활이고 일상이었던 그리스 로마 시대나 지금의 남북대치상황이나 할 것없이 시대와 국가를 막론하고 성(性)에 대한 인간본능과 집착은 불변이라는 사실과 전쟁 대신 사랑을 선택하는 것이 오히려 낫지 않느냐 하는 무언의 메시지를 연극은 전달해 줍니다. 


위 뉴스에서 나온 필리핀의 촌락에서는 집안사이의 대립, 토지 분쟁 등으로 평소 폭력이 난무하여 봉제업을 하는 부인네들이 폭력사태로 제품 배달 수송로가 막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러한 잠자리 거부운동 아이디어를 내서 성공했다고 합니다.

수천년전 그리스의 희곡이 현대에 와서 현실화되었다는 점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아울러 우리 남북관계도 연극에서처럼 모든 전쟁무기를 동시에 땅속에 묻어 버리고 평화공존할 수만 있다면 우리 여성들도 한번 시도해 봄직한 아이디어 아닌가하고 엉뚱한 생각을 해봅니다

관련기사 링크 : 필리핀 여성들, ‘섹스파업’ 경고로 마을평화 찾아

<'11. 10. 15 관련기사 링크 추가>
[주경철의 히스토리아] [132] 섹스 스트라이크

<'11. 10. 19 유사한 기사 링크 추가>
콜롬비아에서는 도로 건설민원을 관철시키기 위해 잠자리파업을 벌여 성공했다고 합니다. 상당히 성공율이 높은 것을 보니 남성들이 이 스트라이크에는 못이기는 듯 합니다

<콜롬비아 여성들 '섹스파업' 해 도로건설 관철>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