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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과 왕따 대책-자식이 왕따의 피해자거나 가해자라면

by 마니팜 2011.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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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와 학교폭력에 시달리던 대전의 여고생과 대구의 중학생이 연이어 자살하는 바람에 사회에 심각한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학교폭력과 왕따사례가 갈수록 심각해진다고 하여 그 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내놓느라고 설왕설래합니다.

내 자식이 왕따 피해자일 수도 있을 터인데 그 사실을 어떻게 알 수 있는지에 대해 아동심리학자들이 왕따 피해를 알아차리는 요령을 알려주기도 하고 많은 부모들이 자녀들을 불러놓고 혹시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거나 또는 남을 왕따시키고 피해를 입히지는 않는지 조근조근 물어보는 경우도 늘었다고 합니다

 

 

지금 어른들이 어렸을 때에도 왕따 비슷한 일들이 있기는 있었습니다만 그 당시에는 지금처럼 지독하게 모멸감을 준다든가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는 비교적 드물었습니다.

그래서 피해를 입어도 자살충동을 느낄 만큼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었고 어찌 보면 어린 시절의 고단한 시련정도로 낭만적이고 순진했던 추억정도로 생각할만 하였었습니다. 더 심한 경우에는 부모님이나 선생님께 큰 부담없이 일러바칠(?) 수도 있었구요

하지만 요즈음의 왕따와 학교폭력은 심각하게 비인간적이고 모욕적인 것이 특징입니다. 인터넷과 SNS, 모바일폰 등 문명의 이기를 활용하여 다양하고 은밀한 방식으로 가학적으로 괴롭히는 방법을 개발해 내고 그렇게 괴롭히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아이들도 있을 정도입니다

이번 사건을 보면서 내 아이가 왕따면 어떡하나, 또 내 아이가 왕따와 학교폭력의 가해자로 다른 애에게 정말 심각한 피해를 입히는 사고가 생기면 어떡할까 하는 걱정을 자녀가진 부모라면 누구나 가지게 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왕따 피해를 혹시 당하고 있지 않은지 학생들을 정기적으로 조사하고 학교폭력 전담직원을 학교에 두겠다는 교육당국의 방침도 나오고, 가해학생들을 엄벌에 처해 다른 아이들이 본받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거나 인성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목청들을 높입니다.

피해학생의 상담에 무심하였던 학교측과 선생님들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사례를 듣고는 가해학생들보다 피해상담요청에 적절히 대응하지 않고 방치한 선생님들에게 더 분노하기도 합니다.

법원이 가해학생, 가해학생의 부모와 학교폭력이 벌어져도 제대로 챙겨 막지 못한 학교측을 싸잡아 책임이 있다고 판결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관련기사링크 :
"학교폭력은 학생과 교사, 학부모 모두의 책임" >

하지만 지금 벌어지고 있는 심각한 학교폭력과 왕따문제의 본질을 피상적으로 보기보다는 좀 더 심층적 원인과 근본적인 대책을 찾아 야 한다는 것이 본 블로거의 생각입니다

우선 첫번째로 꼽을 수 있는 것은 가정에서의 대화와 인성교육의 부재입니다.

가해학생이 대부분 가정에서 소외되고 삭막한 분위기에서 자라면서 애정결핍이 공격성을 키운다는 조사결과가 이미 1999년 한일학교폭력심포지엄에서 발표된 적도 있습니다만 맞벌이라든가 부모의 이혼으로 편부모가정에서 자라는 청소년들은 가정에서의 대화부족을 게임이나 또래끼리의 어울림으로 해소하고 이 과정에서 잘못된 집단의식을 가지기도 쉽습니다.

 

                                         <1999년도 경향신문 보도>

기회는 적지만 주기적으로 자녀들과 마음을 털어놓고 대화하면서 그들의 고민과 감정을 이해하려는 부모들의 노력도 필요합니다ㅣ.

특히 성적과 진학이라는 부모의 욕심을 내세우기 보다는 자녀들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그 존중받는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모와 자녀간에도 하나의 인격체로 서로 존중받아야 한다는 점과 이웃이나 친구를 존중할 줄 아는 것을 가르쳐야 바른 삶의 태도를 갖게 됩니다

 

성격, 외모, 자질, 능력, 재산, 신분 모두가 다른 사람들을 차별하지 않고 존중하는 것이 삶의 기본이 된다는 점을 이해시켜야 할 줄 압니다. 자신만 옳고 자신만 잘났고 자신만 존중받겠다는 잘못된 생각을 버리고 어떠한 차이가 있더라도 차별하지 않고 남을 존중하는 것이 자신도 존중받고 행복한 삶을 사는 요령이라는 사실을 먼저 가르쳐야 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자녀를 오로지 성적과 대학진학이라는 잣대로만 평가하려는 부모들의 욕심은 자녀들의 점수를 몇점 더 올리거나 좀 더 좋다고 평가받는 대학에 입학시킬 수는 있을지는 몰라도 자녀들의 올바른 가치관과 대인관 대신에 거칠고 왜곡된 인성을 키울 수 있어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됩니다

피해학생의 경우를 보더라도 집에서 평소에 흉금없이 고민과 생각들을 털어놓을 수 있는 상황이었었더라면 아마 그간의 고통을 진작에 부모님과 상의하여 적절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에 미치면 가정에서의 평소 열린 대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습니다

두번째는 장소를 달리하여 역시 학교에서의 대화와 인성교육의 부재입니다.

가정에서의 열린 대화와 적절한 교육이 중요함은 물론이지만 학생들이 하루중 가장 많은 시간을 선생님, 동료학생들과 생활하는 공동체인 학교는 학생들이 사회에 나갈 때까지 평생 하여야할 사회생활의 실습장으로서 또 다른 중요한 의미와 역할을 가지고 있습니다

승자독식, 부익부 빈익빈 등 실적과 경쟁위주의 최근 사회분위기와 부모들의 자녀들에 대한 지나친 기대욕구는 학교에서도 주로 입시위주의 교육, 성적만능주의의 경향을 심화시키고 있는 듯 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외적인 성취만을 부추기고 학생들의 마음을 들여다 보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학교의 분위기는 학생들로 하여금 이기적이고 건조한 마음을 갖게 하고 인성과 인격향상을 저해합니다. 

최근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학생인권조례를 만들어 시행하고 있지만 그 내용을 보면 따돌림과 집단괴롭힘에 대한 일말의언급은 있으나 학생들 자신이 인권을 주장하고 보호받기 위해서는 선생님의 교권이나 다른 학생의 인권을 보호하고 존중해 주어야 한다는 점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 없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즉 학생들의 인권이 일부 선생님이나 학교측에 의해 침해받고 있다는 측면으로만 지나치게 강조되어 학생인권보호의 모든 의무와 책임의 주체가 선생님, 학교, 교육당국에 집중되고 있고 학생들에게는 권리만이 강조되고 지켜야할 책임이나 의무에 대한 자세한 언급이 없는 불균형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학생은 인권을 학습하고 자신의 인권을 스스로 보호하며, 교사 및 다른 학생 등 다른 사람의 인권을 침해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단 한 문장이 있을 뿐입니다)

 


권리는 의무와 책임의 반면입니다. 나의 권리를 보호받으려면 다른 학생의 권리도 보호하고 존중해야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따돌림과 집단괴롭힘의 구체적 사례와 이에 대한 금지, 다른 학생에 대한 존중 등을 명시하여 학생사회에 차별없는 학교생활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개별구성원의 도리를 가르쳐야 하며

학생인권교육에 왕따 및 학교폭력의 개념과 문제점, 심각한 피해사례 등의 동영상을 포함하여 실시함으로써 학생들의 인권이 그들 스스로 안에서 지켜질 수 있도록 교육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어느 고등학교에선가는 매일 아침 학생들을 맞을 때 지도교사가 학생들을 일일이 안아주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학생들을 성적과 외모 등 형식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따뜻한 마음과 내면으로 느끼려는 노력으로 대단히 좋은 시도라고 봅니다. 모든 선생님과 교육당국이 학생들을 마음으로 안으려는 노력을 한다면 학생들의 마음도 따뜻하게 변하고 왕따와 집단괴롭힘의 사례도 분명히 줄어들 것이라고 믿습니다

<관련기사 링크 : “회초리 대신 가슴으로 안아줘요.>

마지막으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방송과 인터넷 등 미디어와 게임의 부정적인 영향을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학생들은 사회 각분야의 저명인사, 정치인, 연예인, 방송인 등을 이러한 미디어를 통하여 접하게 됩니다. 최근에는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도 이런 역할모델(감수성이 예민하고 집단의식이 강한 학생들에게 좋아하는 명사나 스타들은 역할모델이 됩니다)을 만날 수 있는 창구가 됩니다.

따라서 이들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는 많은 학생들을 따라서 흉내내도록 만드는 커다란 영향력이 있습니다. 욕설이나 은어, 비속어를 넣지 않고 대화를 이어가지 못하는 학생들의 요즘 풍토는 미디어에서의 거친 말, 비아냥거림과 비속어, 약어 사용 등에 영향받은 바가 적지 않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자신의 주장을 강조하거나 보다 큰 반응과 인기를 얻기 위해서 자극적이고 과격한 언어를 쓰거나 튀는 행동을 하는 것이 좋아 보이지 않는 이유입니다. 우리가 바르고 고운 말을 쓰는 것은 말과 글이 그 사람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상대방과 사람을 존중하는 말을 쓰면 자연스럽게 행동에서도 그 상대방을 존중하게 됩니다. 어느 초등학교에서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존대어를 쓰고 학생들간에도 서로 이름뒤에 님자를 붙이고 존대어를 쓰도록 하였더니 다툼이 줄어들고 다툼이 일어나더라도 감정이 격화하지않고 곧 해결되었더라는 사례도 있습니다.

모쪼록 미디어를 통해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분들은 나의 말 한마디나 행동이 아직 분별력이 미숙한 학생들에게 좋지 않은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늘 기억하고 주의하였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관련기사 링크 : [버릇없는 아이 예절바른 아이] ②학교 가정 2중예법…'상대 존중'부터 길러야>

아울러 이번 대구중학생 자살의 간접적인 배경이 된 게임의 경우에도 상업적 이익과 인기에 연연한 지나친 폭력성향과 거친 표현 등으로 바르고 순수하게 자라야할 우리의 자녀들을 거칠고 메마르게 하고 있는지는 않은지 게임산업계의 자성을 촉구합니다

오늘도 국회에서 빵셔틀, 체육복셔틀 등도 학교폭력으로 규정하여 처벌하고 가해학생은 전학후 다시 돌아올 수 없도록 관련법을 개정한다는 뉴스가 흘러 나옵니다. 하지만 처벌과 감시의 강화, 규정과 신고 체제 정비 등 시스템적 개선만으로 문제가 해결되리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위에 언급한 근본원인에 대한 올바른 대처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인성교육이 전제되지 않고서는 아무리 시스템을 갖추고 제도를 마련하여도 성과를 보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모쪼록 이번 두 학생의 자살사건으로 촉발된 이번 왕따와 학교폭력사건의 이슈화가 다시는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근본적 해결책이 모색되는 계기가 되고 더 나아가 사회에 팽배한 경쟁과 독선, 외형지상주의의 잘못된 풍토가 바로 잡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울러 외로움과 고통속에 스스로의 소중한 생명을 저버린 어린 생명들의 명복을 빕니다

<추가>
캐나다학교에 재학중인 딸을 둔 교민의 캐나다학교의 왕따대처캠페인에 대한 소식입니다. 학교측의 관심과 용기가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우는 사례입니다
학교폭력의 중심에 있는 일진문화에 대한 기사도 함께 링크합니다

"왕따폭력에 대한 딸의 제안, 교복로고 캠페인 어떻게 생각하세요"
<학교 독버섯 `일진'> "어쩌다 이 지경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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