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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욱 숨쉰채 발견-농담도 금도와 격이 있다

by 마니팜 2012.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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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욱 자택에서 숨쉰채 발견'이라는 자막을 김주하앵커의 뉴스화면에 합성하여 사람들의 착시를 유발한 사진과 글이 페이스북, 트위터, 커뮤니티게시판에 퍼지면서 한바탕 소란이 일었다고 합니다.

 

작년에 있었던 이효리와 강호동의 사망루머의 복사판입니다. 배우 박예진에 대한 루머는 출연한 영화 '지살'을 그대로 붙여서 '박예진 지살'이라고 써먹었습니다 .

 

 

 

사람들이 착각하여 자세히 보곤 실소하게 됩니다. 그러나 사람의 생명과 죽음이라는 쉽게 다룰 수 없는 무거운 주제를 가지고 장난을 쳤다는 점에서 대개 씁쓸한 느낌과 함께 그 철딱서니 없음을 비난하게 마련입니다. 타인의 목숨을 우스갯감으로 삼는 가벼움을 생명경시로 받아들여 분노하기 까지 합니다.  

 

영어로 조크(joke)라고 하는 농담은 남을 웃기기 위해 하는 실없는 장난말이나 우스갯소리를 말합니다. 유머도 남을 웃기기 위해 하는 말이나 행동으로 우리 말로 풀면 우스개, 익살 또는 해학이라고 합니다.

 

보통 농담이나 유머는 악의가 없이 대화를 부드럽게 하거나 이해를 돕기 위해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딱딱하고 무미건조한 대화속에 양념처럼 들어가면서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고 사람들간에 친밀감을 줍니다. 경계심도 사라지고 터놓고 얘기하게 만드는 농담과 유머는 그래서 사람들간의 대화에서 적절하게 필요한 기법이기도 합니다.

 

 

     Photo by Swami Stream

 

유머와 윗트가 있는 사람은 보통 머리가 좋고 순발력이 뛰어납니다. 대화를 잘 이끌어가고 분위기를 리드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남들이 그냥 무심코 넘겨버리는 말 한마디, 작은 사건속에서도 우스갯거리를 찾아내고 그것을 잘 응용하여 사회와 사람을 풍자하고 웃깁니다.

 

유머나 농담중에는 가시가 돋힌 것도 있습니다. 특히 경쟁관계에 있는 상대방이나 정적을 향해서는 농담을 빙자한 독설을 퍼붓기도 합니다. 냉소를 지으며 퍼붓는 블랙조크는 듣는 사람에게 불쾌감과 모멸감을 갖게 하기도 합니다. 

 

대신에 세련되고 멋진 유머나 조크는 듣는 사람을 감탄케하고 멋진 농담을 한 사람을 다시 보게 만들기도 합니다. 상대방의 공격에 대해서 말문이 막힐 정도로 정곡을 찌르면서도 웃음을 자아내는 탁월한 농담을 하는 멋쟁이들도 있습니다

 

 

 

영국의 수상이었던 윈스턴 처칠은 훌륭한 정치가이기도 했지만 이렇게 멋진 유머로도 대단히 유명합니다.

 

그가 하원의원에 처음 출마했을 때 상대후보가 '처칠처럼 늦잠이나 자고 게으른 후보를 의회로 보내서는 안된다' 라고 인신공격을 하자 처칠은 대수롭지 않게 '아마 나처럼 예쁜 아내와 산다면 당신도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오'라고 점잖게 한 마디하여 유권자들을 열광시켰다고 합니다. 많은 표차이로 당선되었음은 물론이구요.

 

또 의회에서 대기업 국유화를 강력 주장하는 노동당 의원들과 한바탕 논쟁을 벌인 후 화장실에서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던 처칠은 노동당 당수 애틀리가 '내 옆에 자리가 있는데 왜 여기와서 볼 일을 보지 않는거요 내가 겁나오'하자 '예 좀 겁나네요. 당신은 큰 것만 보면 국유화하자고 해서 제 것도 보면 국유화하자고 할까 봐서요'하여 자신의 것이 대물이라는 것을 은연중에 과시하면서 주위사람의 배꼽을 잡게 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멋진 유머는 품격이 있습니다. 듣는 사람을 불쾌하게 하지도 가시돋친 앙칼짐도 없습니다. 부드러운 가운데도 의미가 있고 깊이가 있습니다. 윈스턴 처칠의 유머처럼 재치있고 품위있는 유머와 농담은 길이 역사에 남아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기도 합니다

 

SNS의 시대가 되니 사람들이 때와 장소의 구분없이 멋대로 세상을 향해 농담을 던집니다. 농담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이 혹시 어떠한 마음의 상처를 받게 되지는 않을런지, 내가 이런 말과 이런 행동을 해서 어떠한 파장이 일어날지 아무런 생각도 없이

 

떠오르는 생각을 스스로 기발한 아이디어요, 기막힌 재치라고 우쭐해서 트위터와 페이스북, 게시판 등에 퍼올립니다. 대단한 개그라고 스스로 으쓱해 하면서 자기만족에 젖는 소영웅주의에 불과합니다.

 

이효리가 '숨진채 발견'사건이 있은 후 한 마디 했습니다.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는 농담은 ㅆㄹ ㄱ(쓰레기)'라고...

쓰레기에 불과하다는 이효리의 말이 오히려 공감이 갑니다. 사람들이 자꾸 단발적이고 표피적, 말초적 즐거움에 빠지고 이성과 감정의 밸런스를 잃어가는 듯한 느낌도 들어 걱정입니다. 

 

농담과 우스개를 엄숙하게 해야 할 이유도 없고 또 그래서도 안되겠지만 듣는 사람을 배려하지 않고 오히려 불쾌하게 만드는 지나친 희롱과 저속한 표현만은 자제되었으면 합니다. 

 

<관련기사 링크>

고영욱 숨 쉰 채 발견 논란, “개념 좀 챙기고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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