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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게 쓴 편한 글

입춘 - 봄을 기다리는 마음, 대춘부(待春賦)

by 마니팜 2013. 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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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몇년간 겨울만 되면 혹한과 폭설이 엄습하여 기상이변으로 인해 앞으로 겨울추위가 예사롭지 않겠구나 하는 걱정을 하게 만듭니다.

 

 

 

그렇지 않아도 수온의 상승으로 남해안에서 주로 잡히던 갈치, 청어, 아귀 등 아열대성 어류들이 북상하여 동해와 서해에서 발견되는 등 이  변하고 있고 대구의 사과나 제주의 감귤도 재배지역이 점점북쪽지방으로 옮겨지고 있다고 하여 기후변화의 심각성 짐작케 합니다. 

 

하지만 겨울이 아무리 춥더라도 결국 봄은 오게 마련이며 혹독한 겨울을 견디어 낸 나무들은 따뜻한 봄볕을 쪼이면 새로운 움을 티워서 자연의 섭리를 알려줍니다. 얼어붙었던 개울물은 졸졸 소리내어 흐르기 시작하고 

 

얼었던 땅이 녹아 질퍽해지면 개울가 돌무더기 사이로 개구리 한마리가 짧은 목을 길게 빼고 개골거리기 시작할 것입니다. 

 

 

 

 

내일모레면 입춘입니다. 요 며칠동안 날이 포근하여 어느새 봄이 왔는가 착각하였지만 입춘날은 또 몹시 눈이 많이 오는 궂은 날이 될 거라는 기상청의 예보를 보니 아무리 봄을 목빠지게 기다려도 뜸들이지 않은 설익은 밥을 먹을 수 없듯이 봄도 역시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한두번은 더 온 후라야 진정한 봄이 올 듯 싶습니다. 

 

시인은 그래서 봄바람이 불어와 뺨을 스치지 않더라도 봄을 기다리는 마음속엔 이미 봄은 와있다 노래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대춘부(待春賦)

 

                                - 신 석 정 -

 

우수도

경칩도

머언 날씨에

그렇게 차가운 계절인데도

봄은 우리 고운 핏줄을 타고 오고

호흡은 가빠도 이토록 뜨거운가?

 

손에 손을 쥐고

볼에 볼을 문지르고

으지한 채 체온을 길이 간직하고픈 것은

꽃 피는 봄을 기다리는 탓이리라

 

산은

산대로 첩첩 쌓이고

물은

물대로 모여 가듯이

 

나무는 나무끼리

짐승은 짐승끼리

우리도 우리끼리

봄을 기다리며 살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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