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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소년과 터치-영화시장 경제민주화도 필요하지 않을까

by 마니팜 2012.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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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소년이라는 독특한 소재의 멜로영화가 폭발적 흥행몰이를 이어가고 있어 화제입니다.

 

송중기와 박보영이 주연한 이 영화는 개봉 보름만에 벌써 4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여 국내 역대 멜로영화중 대표적 흥행성공작이라고 하는 건축학개론을 제치고 최단시일 흥행 1위로 최고의 대박을 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늑대소년이 이렇게 경이적인 흥행성적을 기록하는 반면에 지난 1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되어 자살과 청소년왕따, 소외계층 등의 사회적 이슈를 제기하여 호평을 받은 민병훈 감독의 휴먼드라마 '터치'(유준상, 김지영 주연)는 11월 8일 개봉한 이후 열흘도 못되어 감독의 뜻에 따라 조기에 막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소규모 배급사의 작품인 터치는 대형투자배급사인 CJE&M의 작품 늑대소년이 전국의 개봉관에서 하루 평균 3,500여회의 상영기회를 가진 데 비해 겨우 서울에서의 단 한 곳을 포함 전국에 12개 스크린에서 그것도 평일조조나 심야 등 관객이 들기 어려운 시간에만 교차상영을 할 수 밖에 없는 비참한 처지에서 이를 참지 못한 감독이 조기종영을 결심하게 된 것입니다. 민병훈필름은 대기업계열이 지배하는 전국 극장스크린 독점에 대해 영화진흥위원회에 멀티플렉스 등 영화관의 불공정거래를 신고한 상태입니다.

 

 

 

요즘 대선판에서 가장 큰 화두가 경제민주화입니다. 재벌과 대기업 위주로 경제력이 집중되고 이들이  막강한 경제력과 자본력을 무기로 문어발식 사업확장과 세불리기에 나섬에 따라 시장에서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등의 입지와 경영환경은 날이 갈수록 어려워 지게 됩니다. 계열사에 대한 일감몰아주기나 백화점내 계열빵집 입점 등의 지나친 사례는 사람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만듭니다. 

 

 

일부 엘리트그룹의 소득과 부는 늘어가는데 반해 중산층과 서민층의 살림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자본과 실력 중심, 강자독식의 경제체제를 개선하여 경제적 약자나 사회소외계층까지를 포함한 모든 사람이 함께 인간다운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상생의 가치를 중시하는 경제를 만들어 가자는 취지입니다.

 

골목상권을 보호하기 위해 대형마트의 출점을 제한하고 중소기업업종에 대기업의 진출을 제한하는 노력도 이러한 상생의 정신을 실현하기 위해서 입니다.

 

물론 재벌이나 대기업이 첨단제품을 개발하고 수출에 기여하여 국가를 발전시키고 국력을 키우는데 큰 기여를 하였음은 인정되어야 할 것이나 앞으로는 사회공동체 전체의 공정하고 공평한 이익, 또 최소한의 인간적 삶과 경제적 여유가 함께 보장되는 사회를 만드는데 재벌과 대기업, 고소득 전문인 등 소위 가진 자들이 함께 기여하며 겸손과 공생의 미덕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국가와 사회는 대다수의 불평등과 불만의 소용돌이속에 퇴행의 역사로 돌아가고 말 것이라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늑대소년터치의 극명한 대조도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습니다. 자금력과 배급망을 독점한 대형사가 관객수요를 풀 한포기 남기지 않고 싹쓸이해가겠다는 탐욕을 부린다면 당장은 큰 이익을 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인디영화의 싹을 잘라내고 다양한 관객의 기호를 외면하는 꼴이 되어 이제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기 시작한 한국영화 전체의 질적 수준을 떨어뜨리게 될 것입니다.

 

관객들이야 인기영화와 대작영화에 몰리기 마련이나 독립영화를 보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최소한 어느 정도 제공되어야 하고 이는 영화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영화인들과 영화업계의 전체의 책임이기도 합니다. 영화시장에도 이와 같은 경제민주화가 이루어져서 재능있는 젊은 영화인들이 마음껏 재능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하루 빨리 주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관련기사 링크>

상영관 95개 ‘터치’ vs 854개 ‘늑대소년’

영화 ‘터치’, 민병훈 감독은 왜 ‘조기종영’을 선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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