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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게 쓴 편한 글

꼬꼬면 시식-광고로 본 라면의 역사

by 마니팜 2011.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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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꼬면이 맛있다는 소문에 인기가 너무 많아 대형할인마트에도 나오기 무섭게 품절된다고 해서 마트 들를 때마다 라면진열대를 눈여겨 보면서 언제든 보이면 집어 들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드디어 구했습니다

               <꼬꼬면에 계란을 풀 때에는 노른자는 빼고 흰자만 넣으라고 설명에 써 있습니다>

                                                      <꼬꼬면 완성>

빨간 고춧가루 없는 닭고기 흰 국물에 청양고추로 매콤한 맛을 내어 느끼하지 않고 담백하면서도 개운한 맛입니다. 늘상 고춧가루 빨간 색 국물이 좀 싫었었는데 제 취향에 맞을 듯 합니다. 

이왕 라면을 주제로 쓴 김에 우리나라 라면 역사를 찾아 보았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라면은 1963년 9월15일 삼양식품공업사가 제조하여 판매개시한 '삼양치킨라면'입니다. 삼양식품공업사는 일본의 라면제조회사 명성식품으로부터 기술과 기계를 도입하여 당시로서는 생소하던 라면을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하였으며 최초 판매가격은 10원이었습니다


삼양치킨라면은 삼양라면으로 이름을 바꿔가면서 지금까지 생산되고 있는 우리나라 10대 장수상품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라면은 식량이 부족하던 60년대 후반 쌀밥 대신 정부가 권장하던 분식으로 '제2의 쌀'이라는 이름까지 얻으면서 각광을 받았고 시골에서는 먼데서 손님이 오시면 끓여 내놓는 접객용 음식이기도 했습니다

수재민 구호시나 국군장병 위문품에 빠짐없이 들어가는 필수품목이던 라면..밋밋하던 국수와 달리 간편하게 끓일 수 있고 각종 첨가물이 들어가 맛과 영양이 풍부하다고 홍보되었습니다.

 

                               <라면은 제2의 쌀, 쌀밥과 라면의 영양·가격 비교 등>

당시로서 서민들에게는 비싼 쇠고기 대신 쇠고기가 들어 있다고 하는 라면은 최고의 영양식이었습니
다. 라면 이름도 쇠고기라면, 소고기라면 등으로 이름붙였습니다


당시 삼양라면의 성공에 라면회사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겼습니다 해표라면, 해피라면, 닭표라면, 롯데라면 등...그러나 80년대초까지 삼양라면의 독주가 계속되었으며 롯데라면에서 이름을 바꾼 농심이 2위를 차지하면서 라면시장을 분할하고 있었습니다

라면시장규모가 커지고 경쟁이 격화하면서 컵라면과 칼국수 등 다양한 상품 들이 연이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1980년대에는 라면의 고급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귀한 손님 대접하는 대접면, 3분 걸리던 컵라면을 1분에 오케이하는 퀵라면, 라면에 토코페롤을 첨가하고 동물성 기름 대신 몸에 좋다는 식물성 기름 팜유 사용 등 차별화와 고급화를 통한 라면시장의 경쟁은 치열하였습니다

 

컵라면 용기에서 몸에 해로운 물질이 나온다고 해서 한바탕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지만 라면업계에 정말 위기는 1989년 말에 시작됩니다


라면역사에 길이 남을 이른바 우지라면파동. 라면을 만들 때 공업용우지를 사용하여 만든다고 하여 검찰이 다섯개 라면회사 사장들을 연행하면서부터 사건이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전국민들의 격렬한 분노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고 라면의 판매는 급감하였습니다

그러나 한두달이 지나면서 분위기가 바뀌게 되었는데요 이는 당시 식품공전상 애매한 규정이 문제이지 라면회사가 악의적으로 싸구려 재료를 쓴 것은 아니다라는 점이 설득력을 얻었고 인체의 유해여부도 밝혀지지 않은데 너무 성급하게 수사가 의욕만 앞서서 진행되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점차 힘을 얻기 시작한 것입니다.


결국 우지사용이 인체에 무해하다는 국립보건원의 발표가 있었고 이에 불구하고 검찰은 라면회사들을 기소하여 수천억원의 벌금을 구형합니다

다음해까지 이어진 치열한 법정다툼 끝에 대법원이 최종적으로 무죄를 선고함으로써 우지라면 파동은 종료됩니다.

우지라면파동으로 식물성 유지인 팜유를 쓰던 농심을 제외한 거의 모든 라면회사들이 매출감소 등의  타격을 입었지만 그중에서도 농심과 쌍벽을 이루던 삼양식품은 회사가 파산에 직면할 정도의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당시 정치자금을 내지 않아서 보복을 당했다거나 경쟁사인 농심이 투서했다는 등의 소문이 나돌기도 했지만 결국 삼양식품은 당시의 타격으로 인해 법원에 화의신청절차를 밟습니다.

이 때부터 농심은 라면업계 1위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굳히게 됩니다
 


우지파동이 끝나자 다시 라면수요가 살아나기 시작하면서 삼양식품도 원조삼양라면을 리바이벌하여 히트시키고 재기의 발판을 다지게 됩니다.


이제는 시장에 라면의 이름을 일일이 다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많은 라면이 나오고 있습니다. 즉석라면은 물론이고 생면과 반건조면 등 다양한 제품이 나와 소비자의 입맛을 맞춰 줍니다.


농심이 장기히트상품인 신라면을 업그레이드한 신라면 블랙을 내놓았으나 맛의 차별화를 이루지 못하고 가격만 너무 높게 책정하였다가 반짝 히트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아마 신라면의 장기히트에 너무 안주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반면에 한국야쿠르트는 닭고기를 사용한 하얀 국물로 라면의 통념을 깨면서 개그맨 이경규를 내세운 꼬꼬면을 출시하여 히트를 치면서 라면업계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라면의 종류가 아무리 많아도 저는 늘 원조삼양라면을 즐겨 먹습니다. 계란도 풀지 않고 먹는 삼양라면의 그 맛이 바로 옛날 라면 처음 나왔을 때 먹던 추억의 그 맛입니다


꼬꼬면을 먹어본 사람들이 맛있었다고 하면서도 삼양식품의 '나가사끼짬뽕'면이 더 맛있다 하길래 기회있으면 한번 먹어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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