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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게 쓴 편한 글

흔들리는 대한민국호의 평형수는 어디에 있는가?

by 마니팜 2014.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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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형수라는 것을 이번에 알았습니다

 

배에 균형을 잡기 위해 배의 맨아래부분 좌우측에 탱크를 두고 바닷물을 담아 배의 무게중심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번 세월호 침몰의 원인으로는 선박의 구조변경으로 인한 중심이동, 화물의 과적과 결박부실, 미숙한 조타, 진도해역의 급한 물살 등 여러가지가 작용한 것으로 보이지만

 

화물을 더 싣기 위해 평형수를 제대로 채워넣지 않았다는 사실도 추가로 밝혀져 충격을 줍니다

 

세월호 침몰직후 제 목숨살겠다고 어린 학생들을 사지에 몰아넣고 탈출한 선장과 선원들의 패륜적 행위는 말할 것도 없고 정부의 우왕좌왕하는 구조작업 난맥상과 난무하는 유언비어들을 보면서

 

마치 대한민국이라는 거대한 배가 항해중 거대한 풍랑을 만나 흔들리는 느낌입니다

 

세월호의 침몰과 삼백여명이 넘는 희생자가 발생함으로써 우리나라는 고도성장을 이루면서 그동안  쌓였던 적폐가 모두 한꺼번에 터져 버렸습니다. 

 

관피아라고 불리우는 이기적인 세력들과 학연, 지연 등 연고주의로 연결되어 기업과 관련협회와 공무원과 정치인들이 끼리끼리 챙겨주고 감싸주면서 저지른 온갖 비리와 부정, 부조리는 지금의 비극적 현실을 낳았습니다. 여늬 사고처럼 단순히 안전불감증문제로만 치부하기에는 너무 다양하고 뿌리깊은 사고원인에 대해서 앞으로 면밀한 분석과 철저한 개혁이 요구된다고 생각합니다. 

 

윤진숙 전 해양수산부장관은 해임되면서 몹시 억울하게 생각하였겠지만 지금쯤은 쾌재를 부르고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반면에 이주영장관은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터진 대형사고로 거의 죄인꼴이 되어 실종자가족들의 비난과 욕설을 들어야 하니 세상일 참 모를 일입니다

 

정부의 어설픈 사고대처와 부실한 구조는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이 모두가 대한민국이라는 배가 출범하면서 쌓인 누적된 병폐로 누가 선장이 되었다 하더라도 한 번은 터질 일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 모든 책임은 이 시대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가 져야 할 일입니다.

 

세월호는 외관상으로 보면 엄청 크고 화려합니다. 호화페리호라고 불러도 될만큼 웅장하고 멋있습니다. 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 보면 인간의 탐욕과 무지, 어리석음이 켜켜이 쌓여 있습니다. 돈을 더 벌기위해 낡은 선박을 증축하고 계속되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안전을 담보하는 평형수마저 빼내고 과적한 무모함이 실로 놀랍습니다

 

대한민국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가장 짧은 시기에 경제성장과 민주화에 성공한 거의 유일한 나라,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라는 높은 평가와 올림픽과 월드컵을 개최한 나라, 세계적인 IT강국, 케이팝과 한류문화를 세계에 퍼뜨리는 문화국가라는 호화로운 포장을 하고 있지만

 

안으로는 고질적이고 구조적인 편법과 부조리가 판을 치고 있습니다. 관료사회는 물론 정치권, 경제계, 법조계와 교육계, 체육계 등 사회전반이 이러한 비판에서 자유로운 곳이 단 한 군데도 없습니다

 

청년 열명중 아홉명이 우리나라가 불공정사회라고 본다는 설문조사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연고와 이해관계가 얽힌 부조리하고 불공정한 사회라는 인식을 거의 모든 사람이 하고 있다고 하니 아무리 나라가 발전한다한들 이 인식의 개선없이는 절대 선진국, 문명국이 될 수 없을 것입니다

 

대한민국호라는 배에 대해 왜곡된 무게중심을 바로잡고 불법증축된 부분을 복원하는 거의 해체수준후 개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언제 배의 중심이 뒤집혀 침몰하게 될 지 모릅니다. 

 

특히 심각한 것은 갈수록 심해지는 이념적, 지역적 편가르기입니다. 인터넷이 일반화되면서 백가쟁명식으로 서로 자기의 주장만 앞세우는 풍조가 나타나고 조금만 내 의견과 다르면 좌빨이니 수꼴이니 하면서 상대방을 저주하고 적개심을 불태우는 현상이 비일비재합니다.

 

망국병이라는 지역감정도 최근들어 완화되기 보다는 오히려 더 심해지는 느낌입니다. 진영주의에 빠져서 내 편이 아니면 타도대상이고 적이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보니 인터넷상에는 욕설과 비방이 난무합니다

 

배의 선원과 승객들이 풍랑에 배가 흔들릴 때 힘을 합쳐 배를 안정시켜야 하는데 서로 편을 갈라 싸우기 바쁘니 항해의 앞 날이 걱정스럽습니다

 

 

이럴 때 배의 중심을 잡는 평형수가 필요한데 우리 사회의 평형수역할을 해야할 사람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일부 정치인들은 무슨 일만 생기면 군중심리에 편승하여 자신의 입지를 세우고 개인적 또는 당리당략적 이익을 추구하기 바쁘니 배가 중심을 못잡고 흔들릴 수 밖에 없습니다

 

양식있는 모든 사람들이 흔들리는 대한민국호의 평형수가 되고 그동안 누적된 구조적인 부조리와 비리의 사슬을 끊는데 다 함께 하여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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