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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게 쓴 편한 글

억지춘향과 억지춘양 어떤 것이 맞을까?

by 마니팜 2013.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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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지춘향이라는 말 자주는 아니어도 가끔 들어 보셨죠

 

그냥 짐작으로 억지(잘 안되는 일을 무리하게 기어이 해내려는 고집)를 부리는 것을 빗대는 말이라고는 알고 있는데 왜 춘향이라는 유명한 소설속의 주인공 이름을 썼을까 좀 궁금하기도 합니다

 

그냥 변사또가 춘향이더러 강제로 수청을 들게 하려 했기 때문이 아닐까 짐작해 봅니다.

 

 

억지춘향 사전풀이

 

사전에는 억지춘향을 '일을 순리로 풀어가는 것이 아니라 억지로 우겨 겨우 이루어진 것을 이르는 말'이라고 풀이하고 어원은 옛날 소설 춘향전에서 변사또가 춘향으로 하여금 억지로 수청을 들게 하려고 핍박한데서 나온 말이라고 적혀 있습니다(네이버 오픈지식백과) 짐작이 맞았네요

 

그런데 이에 대해 억지춘향은 잘못이고 원래는 억지춘양이 맞다는 설이 있는데요

사실을 듣고 보니 억지춘양이 원래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경북 봉화지역에서는 억지춘향에서 춘향이 춘향전에 나오는 춘향을 가르키는 것이 아니라 원래 '춘양목(春陽木)'을 가르키는 것이라고 합니다

 

즉 겉껍질에 붉은 빛이 돌며 곧게 자라는 붉은 소나무(적송 또는 금강송이라고도 함)은 예로부터 한옥을 짓는 가장 좋은 재료로 명성이 높았는데 봉화군 춘양면에 이런 명품소나무가 많이 자랐고 또 다른 지역의 붉은 소나무도 춘양지역을 집산지로 하여 전국에서 모여 들었기 때문에 이런 최고급 목재를 춘양목이라고 불렀습니다. 

 

 

 

흔히 안동의 세도가나 서울의 양반집들은 춘양목을 사용해서 지었지만 일반인들은 양이 많지 않아 구하기 어려운 이 춘양목으로 집을 지을 수 없었는데 자신이 대단한 것 처럼 위세를 떨기 위해 다른 나무로 집을 짓고는 춘양목으로 지었다고 억지를 부렸다거나 혹은 목재장사하는 사람이 일반소나무를 비싼 춘양목이라고 속여 팔았다는 데서 억지춘양이라는 말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일부에서는 춘양목이 일제때부터 춘양역에서 수집되어 전국으로 퍼졌기 때문에 춘양목이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하나 영동선중 가장 오래된 노선인 철암-묵호간의 철암선만 1944년 건설되었을 뿐 춘양역이 포함된 영주-철암구간의 영암선은 해방후인 1955년 12월 개통되었다고 하니 좀 이상합니다.

 

춘양역의 역사에 관한 코레일홈페이지의 기록에 따르면 춘양역은 일제치하에서도 운영을 하였었는데 1945년 해방직전 연합군 공습으로 파괴되었다가  1955년 영암선 개통시 영업을 재개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춘양역이 건설되기 전 즉 일제때에는 붉은 소나무를 달구지를 이용해 육로로 운반하거나 주로 뗏목으로 만들어 낙동강에 띄운 후 안동에서 건져서 사용하였고 장사꾼들이 춘양면에 모여서 거래를 했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유력한 설입니다. 

 

억지춘향이 아니라 억지춘양인 사유가 영동선 봉화군 춘양면에 있는 춘양기차역과 관련있다는 설입니다.

 

즉 일제는 태평양전쟁말기인 1944년 전쟁물자를 수탈하기 위해 영주에서부터 납, 아연, 중석, 망간 등을 생산하는 광산이 있는 봉화군 북쪽 춘양면까지 철도(영춘철도)를 건설하기 시작하였는데  이 철도 건설공사가 해방되면서 중단되더니 수해와 6.25사변 등으로 여러번 중단되자

 

이 지방사람들에게 '억지로 춘양까지 기찻길을 놓으려 하면 변고가 생긴다'고 말이 퍼져 '억지춘양'이라는 말이 처음 생겼다고 합니다

 

또 하나는 해방이후 자유당시절 영주와 강릉을 잇는 철도를 건설하면서 처음 노선이 춘양면을 지나지 않고 직선으로 계획되었었는데 자유당의 모 실세국회의원이 철도를 춘양면을 경유하도록 휘게 해서 계획에 없던 춘양역이 생겼고 이렇게 직선노선을 억지로 구부려 춘양역을 만들었다고 해서 '억지춘양'이라는 말이 생겼다는 설입니다

 

 

영동선노선도를 보면 정말 춘양역까지는 거꾸로된 U자형으로 되어 있어 춘양역을 억지로 끼워 넣었다는 추정을 가능하게 합니다

 

어찌 됐든

 

억지춘향보다는 억지춘양이 어원상 맞을 것 같은데 사전에는 억지춘양은 없고

억지춘향만 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도 거의 대부분 억지춘향으로 알고 쓰고 있으니 춘향이입장에서는 고마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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