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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사건관심사

망신당한 의사 이야기-무례한 권리행사는 권리남용

by 마니팜 2011.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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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으로서의 예의를 지키지 않으면서 자신의 권리만을 주장하는 것은 '권리의 남용'이 되어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는 이색판결이 있어 소개합니다. 

솔로몬의 판결이라고 할 만큼은 아니지만 재치있고 현명한 판결인 듯 합니다. 사건내용은 이렇습니다


의사 A씨가 중매로 B씨를 만났것은 2005년입니다. 결혼을 전제로 사귀면서 B씨부친은 A씨에게 결혼하면 부동산을 팔아서 현금 5억원과 5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주겠다고 각서를 써주었다고 합니다(원하지 않는데 먼저 각서를 자발적으로 써주었겠습니까? A씨가 각서를 써달라고 요구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이후 결혼하면서 B씨측(처가)에서 자가용구입비, 예단비 등으로 모두 2억 3천만원을 A씨에게 주고 신혼여행경비도 1,000만원을 주었답니다. 그러나 B씨부친이 매매한 부동산잔금을 받지 못하여 약속한 현금과 아파트는 주지를 못했던 것 같습니다

결혼이후 A씨는 B씨에게 생활비를 주지 않았고 단 한차례도 부부관계를 갖지 않았으며 대신 결혼전 사귀던 다른 여자들과의 관계를 지속했다고 합니다(부부관계를 갖지 않았다는 사실로 미루어 볼 때 부부로서 소중한 인연을 맺겠다는 생각보다 처음부터 재산을 노리고 결혼한 것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듭니다)

급기야 결혼 8개월만에 의사 A씨는 부인 B씨를 상대로 협의이혼을 청구하고 B씨 가족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2008년부터 별거끝에 이혼소송을 냅니다

위 이혼소송에 대해 1,2심법원이 모두 혼인 파탄의 원인이 A씨에게 있음을 들어 A씨의 청구를 기각하였고 이것이 대법원에서 확정되었습니다만

A씨는 (반성할 줄 모르고) 이번에는일전에 받아 두었던 각서를 근거로 5억원의 현금과 5억원짜리 아파트 합계 10억원의 절반인 5억원(자신들 부부에게 장인이 주기로 한 것 중 자기몫인 2분의 1을 주장한 듯)을 청구하는 약정금 청구 소송을 제기하였답니다

이에 대해서 서울 고등법원은 B씨 부친이 아파트와 살림자금을 주겠다는 각서를 써준 것은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법적 효력이 인정된다(법적효력이 인정된다는 말은 A씨가 B씨 부친에게 돈을 청구할 권리가 있다는 뜻)고 하면서도

A씨가 "정상적인 결혼생활을 하지 않고 다른 여성들과 관계를 유지하면서 이혼까지 청구한 상황에서 약정의 이행을 요구한 것은 권리의 남용으로 위법하다. 이미 혼인관계가 파탄난 후에 지참금 청구소송을 낸 것은 부부로서의 만남과 헤어짐에 있어 사람으로서의 예의를 지키지 않은 염치없는 일이고 인륜과 사회상규에 반하는 권리남용에 해당된다"고 하며

A씨의 청구를 기각하였다고 합니다. A씨로서는 스타일 확 구기고 망신살이 뻗친 셈입니다


권리의 남용과 권리남용 금지의 원칙

권리는 쉽게 말하면 법이 보호해주는 즉 지켜주는 이익입니다. 권리(금전청구권)를 보호해 준다는 것은 돈을 주어야 할 사람이 돈을 주지 않을 때 그것을 받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국가(법원)는 권리자의 돈 받을 권리를 확인해주고 강제집행을 하여 돈을 강제로 받을 수 있도록 도와 줍니다 

국가는 이렇게 개인이 가진 권리를 지켜주고 권리가 실현될 수 있도록 도와주지만 권리자가 권리를 행사할 때에는 지켜야 할 중요한 원칙이 있습니다

"신의성실의 원칙"과 "권리남용금지의 원칙"입니다. 
민법 제2조는 제1항에서 '권리의 행사와 의무의 이행은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한다'고 하고 그 제2항에서는 '권리는 남용하지 못한다'고 규정합니다.
 
따라서 겉으로 보기에는 권리의 행사인 것 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공공복리를 해친다든지, 자신에게 별다른 이익이 없는데도 남에게 고통이나 피해를 줄 목적으로 권리를 행사하는 것은 법이 보호해주지 않습니다

위의 사례에서 법원은 의사 A씨의 돈받을 권리를 인정하였지만 그 권리를 행사하는 것은 사회상규(社會常規:일반인의 평균적인 윤리감정을 말함)에 위반하는 것으로 권리남용이라고 단정한 것입니다.

이 판결은 다소 법논리상 무리한 점도 있는 듯 하지만(권리의 행사가 B로서는 막대한 이익이 걸린 일이기 때문에)

당초 B씨의 부친이 A에게 각서를 써서 돈을 주겠다고 약속한 것은 딸 B가 사위와 함께 행복한 가정생활을 꾸려나갈 것을 전제(조건)로 또는 목적으로 하였던 것이고 이러한 점을 (똑똑한) B가 몰랐을 리 없었을 것이므로 B의 지참금 청구는 신의를 저버린 권리의 행사라고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당연한 판결이라고 생각됩니다


아무튼 의사 A씨가 무례하고 몰염치한 행동을 하였다는 판사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면서 결혼을 앞둔 남녀의 만남에 있어 무엇보다 먼저 염두에 두고 중시 하여야 할 것은 인생의 반려로서 함께 생활하게될 서로간의 믿음과 사랑이지

이것을 신중하게 짚어 보지 않고 단지 경제적인 조건이나 집안만을 따져 결혼한다면 
자칫 불행을 자초하거나 허망한 결말을 맞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로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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